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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카셰어링
    경제이야기 2024. 6. 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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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율 감소, 혼인율 감소. 청년 문제를 얘기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들이죠.그런데 요즘 청년들과 멀어진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입니다. 한때 ‘첫 차’의 기억은 직장에 들어간 사회초년생들이 "이제 차 한 대는 있어야지~" 하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는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신차 등록 건수 중 20대의 비율이 6%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대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닙니다. 30대 이하 인구의 천 명당 신차 구매 대수는, 2015년에 연간 59.3대였으나 2023년에는 42.6대로 줄었는데요.청년 인구의 감소를 고려해도 젊은 층의 신차 수요가 거의 3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젊은 손님이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차를 사려고 하지 않으니, 자연히 운전면허증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그 영향으로 폐업을 고민하는 운전면허학원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수능을 본 학생들이 꼭 하는 일이 운전면허를 따는 거였죠. 이 모습도 이제 흔한 장면이 아닙니다. 19살에 운전면허를 딴 사람이 2019년에는 22만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20만명에 턱걸이했습니다. 거의 10%가량 줄어든 건데요. 시간이 지나면 이들이 차를 살 때가 올 텐데, 그때는 자연스럽게 신차 구매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도 자동차 시장에 젊은 소비자가 줄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청년들이 사라진 자동차 시장의 빈 자리를 메우며 자동차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중장년층" 입니다. 특히 50대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20~40대의 신차 등록점유율이 감소한 반면 50대는 22년 17.3%에서 23년 19.3%로 뛰었고 6~70대 이상 차주도 증가하였습니다.

     

    이런 변화를 감지한 기업들은, 자동차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는데요. 과거의 마케팅 공식은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모델로 청년에게 접근해 고객으로 만들고 이들이 점차 고가 또는 대형 차량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한 브랜드의 차를 경험하면 계속 그 차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애초부터 구매력이 큰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패밀리카로 인기인 대형 SUV나 고급 세단 같이 이른바 ‘아빠차’ 라고 부르는 차에 집중하고 있는 것인데요. 소형차나 경제성 좋은 실용적인 컨셉의 차는 점차 수요가 줄고 그나마 차를 살 수 있는 중장년을 위한 차로 시장이 바뀌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에도, 고령화가 찾아온 모습입니다.

     

    그런데, 청년들은 왜 차를 사지 않을까요? ‘청년들이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서’가 가장 쉽게 떠오르는 답이죠. 여기에 더해 차량 소유의 ‘기회비용’이 높아졌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차를 사는 선택보다 더 저렴한 선택이 많아졌기 때문에 차를 덜 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자차의 대체재라 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워낙 잘, 발달되어 있어서 출퇴근은 물론 강원도로 여행을 가는 일도 어렵지 않습니다. 차량 구입 비용과 대중교통 이용 비용을 비교하면 대중교통의 불편함 정도는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죠. 그래서 차를 아예 타본 적 없는 청년들이 취직 후에도 대중교통을 쭉 이용하는 거고요. 내 집 마련의 부담도, 차 구입을 늦추는 빠질 수 없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결국 차를 사게 되는 순간이 언제인가 보면 결혼 특히 출산 이후입니다. 연애할 때나 신혼까지는 버티더라도, 아이가 생기면 그땐 정말 많이들 차를 사곤하는데요. 그러나 요즘은 출산도 결혼도 하지 않는 추세다 보니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차를 사는 경우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서 과거의 렌트카보다 더 짧게, 정말 한두시간만 빌려서 쓰는 카셰어링 시장에 청년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2030세대 거의 절반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걸로 조사됐고, 국내의 한 카셰어링 업체는 지난해 30대 이상 신규고객이 전년 대비 14% 증가할 정도로 이용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글로벌 조사에서는 차량 구입 대신 차량 구독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중국은 48%일본은 34%, 독일 29%로 나타났고 한국은 이보다 낮은 26%로 나타났지만 과거에 비해 '마이카 현상'이 약화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족의 세컨드홈, 어른의 상징 같던 차의 모습은 사라지고 필요할 때만 빌려쓰는 수단이 된 자동차의 시대가 왔습니다. 한때 풍요로운 자본주의의 상징이었던 ‘마이카’ 시대는 저물고 ‘노카’ 시대가 다가오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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